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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스물하나 리뷰(이야기, 등장 인물, 관전 포인트)

by kimjaei 2025. 2. 11.

스물다섯 스물하나 주인공 메인 포스터 사진

1. 스물다섯 스물하나 이야기

1998년, 세상이 통째로 흔들리듯 불안하던 해, 스물둘과 열여덟이 만났습니다. 둘은 서로의 이름을 처음 불렀습니다. 스물셋과 열아홉이 되었고, 둘은 의지했습니다. 스물넷과 스물이 되었고, 둘은 상처를 냈습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됐을 때, 둘은 사랑했습니다. 시대를 막론한 영원한 스테디셀러, 청춘. 비록 지금의 청춘이 입시와 스펙, 학자금 대출과 취준생 같은 이름으로 사회면에나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됐을지언정 나도 당신도, 모두가 청춘을 사랑합니다. 청춘인 자들도, 청춘을 앞둔 자들도, 청춘을 지나온 자들도 하나같이 청춘을 동경합니다. 왜일까요. 청춘이 매력적인 근본은 남아도는 체력에 있습니다. 무언가를 좋아할 체력, 좋아하는 것에 뛰어들 체력, 뛰어들었다가 실패하고 좌절할 체력, 그 와중에 친구가 부르면 나가 놀 체력, 그래놓고 나는 쓰레기라며 자책할 체력. 유한한 체력을 중요한 일들에 신경 써서 분배할 필요가 없는 시절, 감정도 체력이란 걸 모르던 시절, 그리하여 모든 것을 사랑하고 모든 일에 아파할 수 있는 시절. 그 시절의 우정은 언제나 과했고, 사랑은 속수무책이었으며, 좌절은 뜨거웠습니다. 불안과 한숨으로 얼룩지더라도, 속절없이 반짝였습니다. 이 드라마는 '청춘물'할 때 그 '청춘'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 기억 속 어딘가에 필터로 보정해 아련하게 남아 있는 미화된 청춘, 우리가 보고 싶은 유쾌하고 아린 그 ‘청춘’을 그릴 것입니다. 살벌하게 불태웠다 휘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천천히 적시다 뭉클하게 새겨지는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2.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장인물

나희도(김태리 분)는 철없는 열여덟 살 고등학생이자, 국가대표를 꿈꾸는 펜싱 선수입니다. 밝고 에너제틱한 성격으로, 실패와 좌절에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강한 정신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IMF 여파로 학교 펜싱부가 해체되면서 큰 위기를 맞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끝에 라이벌 고유림과 같은 학교로 전학을 가며 다시 펜싱을 시작합니다. 펜싱을 향한 순수한 열정과 특유의 낙천적인 태도로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물입니다. 백이진(남주혁)은 스물둘의 청년으로, 원래는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IMF로 인해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고 경제적으로 완전히 몰락한 인물입니다. 학업을 중단하고 생계를 위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힘겹게 살아갑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며, 이후 스포츠 기자로 성장해 나갑니다. 현실에 치여 어른스러워질 수밖에 없었지만, 나희도를 만나면서 다시 청춘의 열정과 따뜻함을 되찾아갑니다. 고유림(보나 분)은 나희도의 동갑내기이자 국가대표 펜싱 선수로, 이미 고등학생 신분으로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실력자입니다. 차갑고 도도한 겉모습과 달리, 내면에는 많은 아픔과 부담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에 펜싱이 곧 생존이 되어버렸고, 이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나희도와는 경쟁자이자 동반자로, 처음에는 대립하지만 점차 진정한 우정을 쌓아갑니다. 문지웅(최현욱 분)은 나희도의 절친이자, 누구보다도 트렌드에 민감한 소위 ‘인플루언서’ 같은 캐릭터입니다. 외모에 자신이 있고, 학교에서도 인기가 많지만 사실은 속이 여린 허세남입니다. 모델을 꿈꾸고 있으며, 친구들에게 유쾌한 에너지를 주는 인물입니다. 고유림을 짝사랑하며,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만은 않습니다.

3. 스물다섯 스물하나 관전 포인트

첫 번째, 영원한 여름, 서로를 성장시키는 사랑 스물둘은 IMF로 집이 망한 몰락한 도련님이고, 열여덟은 IMF로 팀이 없어진 어정쩡한 펜싱선수입니다. 1998년, 시대는 이들의 꿈을 빼앗고, 돈을 빼앗고, 가족도 빼앗았습니다. 시대가 주는 시련에 두 청춘은 흠뻑 젖었고, 스물둘은 체념했으며 열여덟은 반항했습니다. 서로를 보면서 체념하는 법을, 반항하는 법을 배웠고, 함께 있을 땐 시대를 문 밖에 두고 잠시 행복하기로 했습니다. 모든 생물이 열렬히 성장하는 여름, 미숙한 청춘들은 함부로 서로를 믿었으며, 성장통은 새하얀 햇빛만큼 따가웠지만 함께여서 기꺼웠습니다. 행복은 찰랑이는 물결 같았으나 시련은 폭풍이었고, 마구 휩쓸리고 두드려 맞느라 서로의 손을 쉬이 놓쳤습니다. 원망하지 않았고 미워하지 않았으며, 이해했고 이해받았습니다.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키웠고, 함께 어른이 되어갔습니다. 첫사랑이 첫사랑인 줄 모르고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숙명의 라이벌전 경쟁자이자 동반자, 인연이자 악연, 라이벌이 있습니다. 열여덟 동갑인 나희도와 고유림, 두 사람입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고유림 앞에 듣보잡 중의 듣보잡인 나희도가 나타납니다. 희도에게 유림은 꿈이자 덕질의 대상이었고, 유림에게 희도는 트라우마였습니다. 유림의 학교로 희도가 전학을 가면서 두 사람은 같은 펜싱부의 동료가 되지만, 운명은 두 사람에게 잘 지낼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국가대표도 처음인 주제에 희도는 유림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놓고 맞붙습니다. 서로를 향해 처음으로 칼끝을 겨눈 두 사람,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모든 경기의 마지막 시합은 두 라이벌의 차지가 되었고, 세상은 두 라이벌의 승부에 관심이 많았으며, 관심이 많을수록 떠들었습니다. 칼끝을 겨누고 으르렁대는 건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같았으며, 모든 순간을 결승전처럼 싸웠습니다. 두 사람은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며, 누구보다 미워했습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사랑하게 됩니다. 청춘은 가끔 그런 일들을 해내니까요. 세 번째, 우리 엄마, 엄마의 엄마, 그리고 나 2021년 열다섯 소녀는 좋아하는 일이라는 이유만으로 뛰어들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최고가 아니면 먹고살기 힘듦을 걱정하고, 매체들은 공무원 시험이나 건물주 같은 단어들을 퍼 나르며 시대를 자조합니다. 중2병은 ‘밈’이 되어 사람들의 비웃음을 삽니다. 2021년은 발레리나가 꿈인 중학교 2학년 민채의 발을 꽁꽁 묶어놓습니다. 엄마와 싸운 민채는 여름방학 동안 외할머니 집에서 지내기로 하고, 그곳에서 엄마의 오래된 일기장을 발견합니다. 그 일기장에서 한국 펜싱의 새 역사를 쓴 나희도 선수가 아닌, 열여덟의 천방지축 나희도를 만나게 됩니다. 엄마의 꿈, 엄마의 우정, 그리고 엄마의 구남친까지. 외할머니는 "모든 시대는 그 시대만이 짊어진 십자가가 있다"고 말하며, "살기가 나아졌다고 삶이 나아지는 건 아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민채는 그 모든 말들이 알쏭달쏭하지만 한 가지는 정확히 알게 됩니다. 인자한 얼굴로 현자 같은 말을 하는 할머니가, 엄마에게 얼마나 무자비했는지를요. 네 번째, 시절 인연, 다섯 청춘들의 케미스트리 그 시절, 다섯 청춘이 있었습니다. 하면 된다! ‘열정, 패기, 도전’이 직업인 에너지 과부하 비글, 포기를 모르는 여자 나희도, 펜싱복을 벗으면 천상 귀염상이며 말끝마다 하트가 붙어 있는 사랑스러운 외유내강 고유림, 싸이월드 투멤남이 목표이고 일진이라 주장하지만 딱히 뭘 안 하는 그 시절 인플루언서 문지웅, 전교 1등이자 반장이지만 가슴속엔 반항심으로 가득 찬 잔다르크 지승완, 그리고 이 문제 많은 청춘들의 해결사인 좀 더 성숙한 청춘, 그래봤자 애송이 백이진. 어딜 봐도 닮은 구석 없는 다섯은 함께할 이유도 목적도 없었으나 그냥 함께 있기에 함께가 되었습니다. 우정인지 사랑인지 헷갈리는 설렘도, 고민의 원인이 서로가 돼 버린 고통도 모두 함께여서 생긴 일들입니다. 영원히 함께일 것 같았던 그 ‘시절 인연’들, 그 시절을 사랑하는 건 시절 인연을 사랑했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멀어졌을지언정 가슴 한구석에 박제되어 영원히 빛나고 있는 모두의 한 페이지, 이제 그 한 페이지를 펼쳐봅니다. 여러분도 함께 느껴보시길 추천합니다.